스토리(story) 즉 이야기는 어떤 사물이나 사건, 현상에 대해서 일정한 내용을 가지고 하는 말을 가리킨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이야기하기’ 즉, ‘스토리(story)+텔링(telling)’의 합성어로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리텔링은 본래 문학적 용어이지만 오늘날에는 마케팅 분야, 교육 분야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교육에의 활용은 예전에는 주로 도덕적 가치를 가르치는 방법으로 활용되었으나, 요즘에는 학생활동 중심의 몰입수업이나 수학 원리를 실생활과 연계하여 이해하도록 하는 초등학교 스토리텔링 수학 등 좀 더 다양하고 진화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줄거리(plot), 캐릭터, 시점 등을 필요로 하는데, 세계적인 스토리텔링의 대가인 미국의 로버트 맥기(Robert McKee, 1941∼) 교수에 의하면 좋은 스토리텔링은 관심 끌기(hook), 관심유지(hold), 관심해소(pay off)의 순으로 전개된다.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 1942~)은 정보사회 다음에는 꿈, 이야기, 정서 등 스토리텔링이 주요 상품이 되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가 도래할 것을 예언한 바 있고, 스마트 사회를 연 미국의 IT천재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의 무한혁신의 비밀을 연구한 카민 갤로는 스토리텔링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아네모네(Anemone)는 여러 꽃 중에서 꽃 말, 전설 등 스토리(story)를 가장 많이 가진 꽃이다. 아네모네는 그리스말로 ‘바람’을 뜻하는 아네모스(anemos)에서 유래되었다. 봄바람이 불면 피어나기 때문에 바람꽃(windflower)으로도 불린다.

아네모네는 북반구 온대지방에 약 90종이 서식하며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고 아시아, 유럽, 북미에 널리 퍼져 있다. 통풍과 햇볕이 잘 드는 환경을 좋아하고 자연 상태에서는 4-5월에 개화한다. 꽃은 홑꽃과 겹꽃 형태가 있으며 지름 6-7cm의 겸손하고 품위 있어 보이는 예쁜 꽃이 핀다. 색깔은 빨간, 분홍, 노란, 자주, 하늘색, 흰색 등 다양하다.

아네모네의 이런 특성 때문인지 여러 가지 관련 신화와 전설이 있고, 꽃말도 사랑의 괴로움, 허무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 다양하다. 아네모네와 관련된 스토리 중 하나를 가지고 스토리텔링하면 다음과 같다.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는 아네모네라는 아리따운 시녀가 있었다. 플로라의 남편은 바람의 신 제프로스였는데 아네모네를 사랑하게 되었다. 플로라는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많이 나서 아네모네를 멀리 포모느의 궁전으로 보냈다. 제프로스는 포기하지 않고 아네모네가 있는 곳을 찾아내어 플로라의 눈을 속이며 여전히 사랑을 속삭였다. 이를 눈치 챈 플로라는 제비로 변신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가서보니 남편과 아네모네는 깊은 사랑에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플로라는 그들의 사이를 도저히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자 남편이 없는 틈을 타서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 사랑하는 아네모네가 꽃으로 변해서 더 이상 사랑이 어렵게 되었으나 바람의 신 제프로스는 그녀를 잊지 못해 봄이 되면 언제나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을 보내어 아네모네가 화려한 꽃으로 피게 했다.」

이 아네모네의 storytelling은 아네모네를 단순한 꽃이 아닌 특별한 꽃으로 만들어 주며 아주 매력적인 꽃으로 느껴지게 한다. 그 이유는 꿈같은 이야기를 통해 정서적 힐링(healing)이 일어나도록 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때문일 것이다.

이 전설은 언 듯 보면 불륜이야기 갖지만 독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보통의 불륜이야기와는 다르게 순수한 사랑에 대한 동경과 순결하고 싶은 마음이 강화되는 역설적인 이야기 효과를 가져다준다.

플로라, 제프로스, 아네모네 등 세 명의 캐릭터 모두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무난하게 설정되었고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승리하도록 배려되었다. 특히 주인공 아네모네에 대해서는 비록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영원히 사랑을 잃지 않도록 배려 한 점이 감동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네모네에 대한 이야기는 1968년 주요섭의 단편소설을 김기덕 감독이 신성일, 엄앵란 주연으로 영화화한 ‘아네모네 마담’과 이영화의 주제가로 이미자가 부른 ‘아네모네’가 유명하다. 이 영화와 주제가는 당시 대 히트했다.

이미자의 아네모네는 2013년 4월 8일 진행된 KBS 가요무대에서 트로트 신동 김용빈이 불러 다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용빈은 대구 수성중 1학년 재학 중 12세의 나이로 강호동이 진행하던 SBS의 인기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하여 트로트 신동으로 등극했는데, 21세의 꽃미남으로 재등장하여 이 노래로 극찬을 받았고 포탈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어린 나이지만 수천 곡을 암기할 정도로 트로트를 좋아하고 이를 통해 꿈을 이루고 있는 김용빈의 사례는 입시위주의 암기식 교육에 치우친 우리나라 교육에 ‘스토리텔링과’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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