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을 마무리 한다는 것은 역시 재미있는 추억을 정리하는 것이다. 부산 국제공항에서 배를 타고 3시간 남짓 걸려 이국땅인 일본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그 항구에서 우리는 기념촬영을 했다.

▲ 무령왕 축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여객선 안에서....

아, 이곳이 일본이구나 싶은 느낌이 확 밀려왔다.

규슈 북쪽에 위치한 후쿠오카, 이곳은 비교적 온화한 날씨로 연평균 기온이 17도씨 정도라고 한다. 이곳을 대표하는 축제로 5월에는 하카타 돈탘 미나토마츠리가 아주 크게 열리고 있으며 7·8월에는 하카타 기온야마카사와 오호리마츠리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첫날 이곳에 도착해 1박은 가라츠에서 하게 되나 마지막 날에는 이곳 후쿠오카에서 보냈다. 인공으로 만들어 졌다는 아름다운 해변 시사이드모모치 해변에 도착했다.

그곳 후쿠오카 타워에서 모두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듯 멋진 폼으로 기념촬영도 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인공해변을 걸어보기도 했다. 비록 짧게 머무르는 시간이었지만 도시와 바다와 모래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만으로도 깔끔하게 꾸며진 그곳의 풍경을 마음에 담았다.

▲ 일본 전통음식 우동

가라츠에 도착했다. 일본의 3대 송림지역 중 하나라는 니지노 마츠바라를 보러 푸른 송림 해변을 찾았다.  이 소나무 방풍림은 가라cm의 영주가 400여 년 전 조성한 곳으로 폭이 1킬로미터에 길이는 5킬로미터에 달하는 무지개 소나무 공원이다.

그곳에서 산c책을 하고 솔 향을 맡아보며 다음 일정을 기대해 본다.  여행은 무엇 하나 버릴게 없고, 또 다시 기억해 내어 낯익게 하려는 마음 한 켠에 큰 기대를 갖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단체로 떠나왔기에 개인행동을 할 수 없는 제약 때문에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오징어와 한치 한 마리 먹어보지 못하고 떠나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 후쿠오카 기념탑 앞에서

큐슈 서북쪽에 있는 도시지만 거리로 따지자면 후쿠오카보다 우리나라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도시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당진(唐津)과 같은 지명이 있다. 일본어로 당(唐)은 ‘가라’로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가라’는 한(韓)을 말하는데 일본 최초의 역사서 「고사기(712년)」와 「일본서기(720년)」에는 일본의 건국신화가 결코 우리나라와 연관이 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가라츠는 도자기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임진왜란 때 수많은 도공들이 큐슈로 끌려와 도자기 제작의 시초가 되고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시대를 상상해 본다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것은 발전하는 현대문화속에서는 더더욱 힘든 일인 것 같다.

▲ 창밖으로 보이는 보리밭

‘것이다’라는 말이 증명되지 않은 역사, 감추려는 역사 속에서는 갖가지 억측을 만들어 낼 수도 있기에 현재, 우리가 보존하고 있는 역사 속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 쪽으로 기울어진다. 세계화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너무 빠르게도 느리게도 갈 수 없고, 혼자만 달려 갈 수도 없다.

코끝에 향긋한 유향 향을 맡으며 먹던 달걀 맛, 일본 전통 옷을 입고 지냈던 그 하루도 정갈하게 나오는 담백한 일본 음식을 뒤로하고 다시 여행의 처음으로 돌아간다. 함께 떠나왔던 사람들과 친해질 즈음 우리는 다시 낯설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내면의 깊은 의식을 하듯 한참을 일상으로 돌아가 또 다시 떠나는 여행을 준비할 것이다. 내년의 그 일정을 기약하며 함께 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즐거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여행 속에서 한껏 웃음을 줬던 정명복 교수의 인생철학도 여전히 남는다. 그중에서도 일에서 열까지 인생의 또 다른 방법을 알려주던 정명복 교수! 그 말을 한번 되새겨본다.

일-일일이 간섭하지 마라. 이-이해타산하거나 따지지 마라. 삼-삼사오오 모여서 살아라. 사-사생결단 하지 마라. 오-오기부리지 마라. 육-육체적 접촉(스킨쉽)을 많이 하라. 칠-칠십퍼센트면 오케이 해라. 팔-팔팔하게 움직여라. 구-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 열(십)-열 내지 마라.

이렇게 살아가는 방법도 행복한 삶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 차 기념관 앞에서 서정국·한기자 부부

그중에서도 ‘전투는 군인이 하지만, 안보는 국민이 한다는 것, 그런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고 하던 말이 왜 지금 우리의 현실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는 걸까.

잠시 잊고 살았던 그 하나를 다시 챙기게 하는 말이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꼭 하나 해야 되는 것이 있다면 ‘안보’라는 게 새삼 실감난다.

더욱이 일본을 다녀오고 나면, 그런 생각이 더 드는 것이 왜인지 모르겠다. 재미있게 지내고 온 일정이 되었음에도 똑같은 하나의 기술을 더욱 견고하게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그 어떤 것이 부러워서 그런 것인가 보다.

▲ 가라츠 도자기 기념관 화장실에도 도자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흔히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러니 그 부러움으로 그치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시 한 번 헐거워지지 않게 ‘안보’, 그 단어 하나만이라도 빗장을 채워야겠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겠다. 나라가 있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언어가 있어 또 그 얼마나 훌륭한 민족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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