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이삼평연구회 회장의 프랑스 답사기

외교통상부에 근무하는 딸이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기회에 우리 가족 4명은 지난 7월에 프랑스를 여행하게 되었다. 20일 동안 파리 8일, 북부프랑스 4일, 남부 프로방스 8일 코스로 여행했다.

▲ 에펠탑(1900년 건설-세계만국박람회 상징물)

파리에서는 딸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지내고 북부 프랑스와 남부 프로방스에서는 민박과 랜트카를 이용했다. 파리에서 아비뇽으로 갈 때와 마르세이유에서 파리로 돌아올 때는 기차(TGV)를 이용했다. 길안내는 네비게이션에게 맡겼다.

유럽의 수도로 일컫는 파리와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남부 프로방스와 북부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공주(公州)가 보였다.

여행코스

파리-에펠탑, 개선문, 콩코드광장, 센강, 시테섬, 생루이섬, 노틀담사원, 몽마르트르언덕, 로댕 미술관, 쁘띠빠레 미술관, 오르세미술관, 루브르박물관

북부(北部)프랑스-모네의 정원, 베캉항구, 에뜨르따항구, 옹프레, 도빌, 몽셋미셀, 생말로, 디낭, 뚜르, 쉬농소성, 샹보르성, 블로아성

남부(南部) 프로방스-아비뇽, 뽕디가르, 님, 뤼베롱, 굴트, 메네르베, 루마랑, 오랑쥬, 앞트, 쏘, 일쉬허리스드, 세낭끄수도원, 고르드, 루시용, 엑상프로방스, 까바이옹, 생레미드프로방스, 레보드프로방스, 뽕비에, 아를, 마르세이유, 까시스해수욕장

건축물

파리 전체가 고대 건축물 전시장이다. 노틀담사원과 몽마르트르 샤크레쾌르 성당, 개선문, 루브르박물관 같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유적이 아니더라도 일반 시민이 살고 있는 건물과 상가도 같은 건축재질인 돌과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고풍(古風)스럽게 나란히 이웃과 연결되어 전체도시를 이루고 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도로와 그 양측으로 세운 건물들이 얼른 보면 같은 날 한 사람이 지은 것처럼 닮았다. 이것은 파리시 도시정책에 시민들이 동의하고 협조한 아름다운 조화에서 이루어 진 것이다.

백제고도(古都)인 공주도 공주시 당국과 시민들이 하나로 동의하고 협조하는 아름다운 조화가 있어야 더 행복한 공주가 된다.

▲ 로마시대 유적 뽕디가르-수도교(水道橋)

센강과 다리

파리 시내를 흐르는 센강은 폭이 좁고 깊어서 양쪽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어 정겹다. 공주의 금강이나 서울의 한강은 너무 넓고 길어서 양쪽 마을을 분리시킨 중앙분리대라면 파리의 센강은 두 마을을 이어주는 랑데부와 낭만의 장소이다.

퐁네프다리를 시작으로 알렉산드리아 3세 다리를 비롯한 36개의 다리가 강변 마을을 옹기종기 하나로 이어주는 정겹게 걸어 다니는 가교(架橋)이다.

다리 아래 센강에는 다양한 유람선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을 태우고 파리를 낭만스럽게 즐기게 하고 강변에는 시원한 산책로(散策路)가 있어서 언제나 시민들이 건강하게 걸어 다닌다. 도심(都心)의 강(江)에서 활기가 넘친다.

센강의 다리에는 항상 시민들과 관광객이 얘기의 꽃을 피운다. 공주의 금강대교와 아름다운 새로운 다리를 만들어서 시민이 모여 공산성의 달빛을 바라보며 얘기의 꽃을 피우도록 하면 좋겠다.

론강과 뽕디가르

론 강물을 18Km 떨어진 님으로 끌어가는 수도교(水道橋) 뽕디가르, 2천 년 전 로마시대에 세운 다리 건축물이다. 그 위용과 역할이 극찬을 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론 강은 흘러흘러 남부 프로방스 곳곳을 지나며 먹여주고 씻어주며 사랑을 받고 있다. 골동품(骨董品)시장으로 유명한 일쉬허리스드에서는 관광객의 땀과 피곤함을 씻어주는 깨끗한 찬물의 시냇물이 되고 아비뇽에서는 로마에서 옮겨간 교황청을 위로하는 든든한 강이 되고, 아를에서는 고흐가 산책하며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준 산실(産室)이 된다.

공주 금강과 제민천에도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고 관광객과 시민들이 강물로 들어가서 발을 씻을 수 있으면 좋겠다. 프랑스 여행 중에 맑은 시냇물에 발을 씻은 뽕디가르와 일쉬허리스드가 가장 정겨운 추억으로 남는다.

▲ 뽕네프다리(센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좁고 촌스럽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어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프로방스의 산촌(山村)을 이어주는 길이 좁고 구불구불해서 마주 오는 차량과 교행(郊行)하려면 위험하고 불편하다.

공주는 외곽 시골마을에도 이런 길은 없다. 불편해서 혀를 차다가 ‘아하, 이것이 소박한 자연을 사랑하는 프랑스의 의식(意識)인가보다’하고 웃었다. 우리는 시골 외딴 집 한 채에 가는 길도 세멘포장도로를 만든다. 길, 새로 생각해야 한다.

돌과 흙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마을은 대부분 산촌마을이다. 산꼭대기에 옹기종기 모여 촌락(村落)을 이루고 있다. 돌이 많은 고르드마을은 담도 집도 길바닥도 모두 돌로 되어있고, 흙이 많은 루시용은 붉은 흙으로 만들었다. 산도 언덕도 길도 집도 모두 붉은 흙이다. 주변의 자연을 그대로 활용해서 함께 배려하며 대대(代代)로 살아오고 있다.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사는 것이 아름답다.

전통 재래시장

관광객은 그 나라의 전통재래시장을 가보고 싶어 한다. 요일 별로 장을 여는 재래시장이나 500년 이상 된 전통시장에는 손님들로 넘친다. 굴트와 메네르베에서 만난 재래시장은 싱싱한 농산물과 특산물로 활기가 넘쳤고 관광객손님들도 즐겁게 장을 봤다.

500년 전통재래시장인 압트장은 마을 전체가 장으로 가득 찼다. 유성 5일장처럼 풍성하고 다양해서 좋았다. 공주 산성시장도 활성화되면 좋겠고 금강뉴스가 시작한 주말 벼룩시장도 뿌리내려서 공주의 주말장터가 되기를 바란다.

라벤더와 올리브와 해바라기와 밀밭

남부 프로방스에는 어디를 가나 보라색 라벤더와 녹회색 올리브와 노오란 해바라기와 황금 밀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공주에도 금강변과 대로변, 논밭, 마을 주변에 공주를 상징하는 작물이나 꽃이 펼쳐진다면 좋겠다.

미술관과 박물관(博物館)

파리에는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박물관 로댕미술관과 쁘띠빠레 미술관이 수많은 작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공주도 무령왕릉과 공산성, 황새바위와 천주교 성지, 국립박물관, 충남역사문화 박물관, 석장리 박물관, 산림박물관, 박동진판소리전수관, 임금님 진상 박물관, 임립미술관이 있다. 알차게 특성을 살려서 관광객이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 황금다리-알렉산드리아 3세(1900년 건설)

에펠탑과 알렉산드리아 3세 다리와 쁘띠빠레 미술관

에펠탑과 알렉산드리아 3세 다리와 쁘띠빠레 미술관은 세계만국박람회를 실시하면서 1887년부터 1900년까지 3년에 걸쳐 만든 상징물(象徵物) 이다. 세계만국박람회가 끝난 지 113년이다. 그 후로 많은 관광객의 찬사를 받으며 파리의 상징물로 뿌리를 내렸다.

특히 에펠탑은 고대(古代)도시 파리의 건축물 분위기와 맞지 않는 괴물(怪物) 철(鐵)구조물이라고 수많은 시민과 문인 예술인들이 반대를 하고 시위를 받으며 어렵게 태어난 사생아이지만 이제 파리를 얘기할 때 가장 먼저 에펠탑을  손꼽게 된 명물(名物)이다.

해마다 개최하는 백제문화제에는 1회성 가건물(假建物)을 지어서 짓고 허물고 짓고 허물면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도 100년 200년 사랑받는 공주의 또 하나의 상징물(象徵物)을 만들도록 지혜를 모아야겠다.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명당(明堂) 공주(公州), 1500년의 백제역사가 살아있는 공주, 계룡산과 금강과 공산성이 아름다운 공주, 고대(古代)와 현재(現在)가 물 흐르듯 이어지며 발전하는 공주가 더 아름답고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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