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미경 공주원도심골목길 재생협의회장을 만나다

‘골목길 접어들 때면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모든 이들이 부르던 노래를 한 번 더 불러본다.
골목길은 삶의 길이다.
그곳은 가슴이 뛸 정도의 그 무언가가 늘 있다.

공주 원도심 골목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 했다. 그 골목길의 추억을 되살려 보는 일은 다가서는 사람들의 시선만큼에서 멈춰서겠지만 그래도 한 번의 관심이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그래서 공주 원도심골목길 재생협의회장으로 선출되어 그 누구보다 공주를 사랑한다는 석미경(루치아의 뜰) 대표를 만나봤다.

△ 공주 도심골목길 재생협의회는 회원자격이 어떻게 되는지요?

= 공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해당됩니다. 자격이라는 것이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도심을 사랑하고 골목길 문화에 따뜻한 추억을 담을 수 있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협의회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요?

= 공주에 있는 원래의 골목 찾아다니며 그 골목의 느낌을 그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는 그런 것의 인식을 바꿔주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될 수 있도록 골목에 대한 생각들을 가꾸는 것입니다. 실제로 있는 것을 살려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있는 자체 내에서 서로 깨끗하게 가꾸는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요? 그 골목에 시각공예디자인들이 자칫 잘못하면 그 골목의 정체성을 헤치기에 그것보다 그 자체로 남았으면 합니다. 물론 경제논리에는 어긋나는 일이겠지만요.

△ 공주 도심골목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 세월의 흔적이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요? 백제의 고도였고, 근대·현대시대를 흘러 변화하면서도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골목이 매력이라고 봅니다.

△ 공주 도심골목길 중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였는지요?

= 이곳(루치아의 뜰이 있는 골목길)이죠? 길도 좁고 차도 안 들어오고 왠지 빈집 같지만 평온함이 가득하고, 들어와 있으면 차분하게 하늘을 볼 수 있는 곳... 걸어 들어오는 느낌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 어떤 주제로 시작하게 되는지?

= 원도심 골목길을 남편과 함께 오랜 시간 걸어 다니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빈집만 남는 개발의 논리를 보면 별 것이 아니지만 옛터에서 느끼는 정취는 실제로 아주 큰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주의 특성을 잘 살려 원도심 골목길을 거주하거나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서로 골목길로 통하는 그대로를 깨끗하고 조금 더 신경을 기울여주는 관심, 그 자체로 원도심 골목길을 꾸몄으면 합니다.

△ 늦은 감이 있는 것 같은?

=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이 서울처럼 아직까지 공주는 예쁜 집이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집을 구하려는 자체를 경제논리로 가면 안 된다고 봅니다.

진정으로 골목을 사랑하는 소신 있는 사람, 원도심을 살리려는 생각이 채워진다면 그리 늦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공주에는 문화를 사랑하는 인적자산이 많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원도심 골목길을 사랑하는 석미경 대표는 오랜 기간 ‘茶’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공이 있는 사람이다. 또한 남편이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잡지사에서 근무한 경험과 오랜 기간 논술학원을 운영한 탄탄한 실력으로 그의 ‘톡톡’ 감각은 은근한 화로 같다. 공주시민 누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던 일들, 그런 일들을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어느 날 공주에도 제민천 길을 따라 흐르는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삶의 흔적들이 남겨질 것이고, 그 길을 따라 우리는 빠름의 행동보다 천천히 걸어가며 배우는 ‘기적 같은 그날’의 골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골목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한줌의 공기이든 바람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 한 지점에서 자신보다 소중한, 아니 자신을 소중하게 바라보며 내미는 골목길의 손을 잡게 된다면 그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삶의 기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공주 원도심의 골목길에서 그런 기적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다음 골목길의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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