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년-1890년 네덜란드)1988년 93×73㎝ Oil on Canvas 런던 국립미술관 (The National Gallery, London)

조그만 액자에 화병을 그리고 해바라기를 담아놨구나
검붉은 탁자의 은은한 빛은 언제까지나 남아있겠지
그린님은 떠났어도 너는 아직 피어있구나
네 앞에서 땀 흘리던 그 사람을 알고 있겠지

해바라기가 있는 정물    산울림

노란색하면 떠오르는 것은?
국민학교 미술시간, 해바라기, 고흐…

국민학교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릴 때, 언제나 선생님은 밑그림을 노랑으로 그리게 했고 나는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선생님은 그 이유를 명쾌하게 가르쳐주지 않았고 노란크레파스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은 나는 야단을 맞아야했다.

소피아 로렌이 나오는 영화 ‘해바라기’, 사랑하는 지오반나와 안토니오의 삶, 사랑과 이별, 슬픈 만남은 화면에 가듣 찬 노란 해바라기 밭과, 지오반나의 눈물 맺힌 얼굴이 오버랩 되어 오랫동안 남아 있다.

이 영화는 1970년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이 옛 소련을 배경으로 해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오랫동안 상영금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해바라기를 보면 소피아 로렌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나의 마음을 빼앗아간 고흐와 산울림의 해바라기가 있다.

고흐는 색을 달리하여 해바라기를 여러 점 그렸다.

여러 가지 모양의 해바라기, 이제 시작인 봉우리부터 활짝 핀 꽃 시들어 말라있는 꽃, 바라보는 방향도 가지각색이다. 똑같은 얼굴은 하나도 없는 우리들 모습이고 굴곡 많은 인생을 담아놓은 듯하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동물처럼 꿈틀대며 스스로 움직일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면 꽃병에서 해바라기가 걸어 나가고 꽃병마저 사라져버린 텅 빈 화면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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