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 스페인, 1904~1989캔버스에 유채, 24×33cm, 1931, 뉴욕 현대미술관
스스로를 천재라고 부른 20세기 초현실주의 대표 화가, 여섯 살 때 꿈은 요리사, 일곱 살 때는 나폴레옹처럼 되기를 꿈꿨던 달리는 자신이 세계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는 늘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독특한 외모로 도발적인 말과 행동을 했고 자신의 몸을 예술의 도구로 삼았다. 위로 말아 올린 특이한 콧수염, 놀란 듯 동그랗게 뜬 눈과 독특한 옷차림은 절대 잊을 수없는 그의 상징이다.

‘나는 늘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는 인간의 맹목적인 습성에 경악한다. 은행직원이 수표를 먹지 않는 것에 놀라고, 나 이전에 어떤 화가도 흐늘거리는 시계를 그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란다.’라고 자서전에 썼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자신과 주변에 관심을 갖고 기발하게 표현했던 작품들, 그러나 비평가들은 예술적인 공감대보다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위한 자극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였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상품화시켰을 뿐 아니라 패션, 가구, 삽화, 영화, 무대디자인, 보석디자인 등 다양한 대중미술에 달리스타일을 남겼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지난 2014년 스페인 와인 페렐라다는 살바도르 달리의 드로잉이 그대로 전면 라벨에 디자인된 ‘달리 에디션’을 판매했다.

‘TG달리 에디션 까바 브뤼 로사도’는 살바도르 달리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와인으로 오늘날 샴페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가 이루어지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한다.

두통 때문에 친구들과 가기로 한 극장에 가지 못한 그의 눈에는 흐늘거리는 시계가 보였고 그중 하나는 나뭇가지에 걸려있었다.

한편에 암벽이 있는 황량한 해변, 온전한 형태의 회중시계에는 개미들이 꼬물꼬물하고 모래사장에는 생명체처럼 보이는 형태(동물일까?)가 있고 그 위에 녹아내린 치즈 같은 시계가 놓여있다.

사랑하는 연인이며 뮤즈, 갈라를 홀로 극장에 보내놓고 그의 시간은 두통과 그녀의 부재라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속에 멈춰 있었나보다. 가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는 나도 그 고통이 지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해마다 12월이 오면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일 년을 잘 살아온 나의 시계는 어디에 멈춰 있을까? 늘 행복한 시간일 수는 없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곱게 포장해서 가슴 속에 묻어두었다가 가끔씩 꺼내보는 시간의 방을 만들어보자. 그 방을 가득 채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단 하나의 기억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지나버린 시간이지만 지속되는 기억, 그림처럼 시계가 녹아내리면 그 기억들도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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