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기영 공주시의회 의원

세계 4대 휴양지 보라카이(BORACAY)

▲ 보라카이의 으뜸 명소, 화이트 비치의 전경이다.

지난여름 세계 4대 휴양지로 손꼽히는 보라카이에 다녀왔다. 보라카이는 필리핀의 중서부 파나이 섬 북서쪽에 위치해있는 마지막 남은 천국이라 불릴 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 환경을 지닌 휴양지이다.

1990년 무렵까지만 해도 원주민이 사는 일종의 비경으로 관광객이 자신의 음료수를 가지고 와서 아름다운 해변에 캠프를 치고 휴양을 하던 곳이었다.

보라카이 섬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화이트 비치’이다. 화이트 비치는 섬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길이 4km가 밀가루처럼 고운 산호모래로 형성되어 있으며 넓은 비치와 야자수 숲이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 영국의 한 여행 잡지에서도 세계 2백여 곳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중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를 세계 3대 해변으로 꼽았을 정도다.

▲ 음식점마다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보라카이의 물빛 또한 예술이다. 해변에서 먼 바다 쪽으로 나가면 옥색과 에메랄드 형광 잉크 빛으로 바뀐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울렁거릴 정도다.

섬 서쪽에는 부두가 있고 주택과 상업 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또 비치를 중심으로 각 구역이 스테이션 1·2·3 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은 화이트비치 근방에 있는 리조트를 선호하며 그 중에서도 스테이션 2 부근을 선호한다.

이유는 스테이션 2 지역에 각종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 등  상업지역이 집중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화이트비치와 연결되는 통로로 걸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몰(D-moll)이 있기 때문이다.

밤과 낮이 다른 두 얼굴의 보라카이

보라카이에는 몇 가지 대표할 만한 관광 상품이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산호모래로 만들어진 화이트 비치의 눈부신 전경이다. 거기에다 추천할 만한 것은 호핑투어, 세일링보트, 플라이 피쉬등이 있다.

▲ 주문을 위해 치킨집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고 있는 관광객들.

호핑투어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노쿨링을 하며 물고기를 감상하고, 현지에서 싱싱한 생선 등으로 식사까지 즐기는 대표적인 해양 물놀이다.

세일링 보트는 요트를 타는 것인데 구름과 하늘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저녁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해질 무렵, 요트위에서 석양을 감상하며 마시는 맥주한잔도 최고의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밖에도 몇 가지 상품이 있지만 동남아의 어느 휴양지에서나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년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보라카이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러나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비거 내리는 가운데도 D-moll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4km의 화이트비치 안쪽으로 식당, 바, 기념품가게와 각종의 쇼핑매장들이 줄지어 불야성을 이루었다. 바로 디몰(D-moll)이다.

디몰은 대략 200m 정도의 거리 양쪽으로 식당, 쇼핑, 환전소등이 도열해 있는 형식의 보라카이 대표상권이다. 메인로드 변에 있는 디몰의 입구에 위치한 버젯마트는 만남의 장소로 널리 알려진 명물이기도 하다.

마트를 중심으로 양쪽에 상점들이 도열해 있으며 그곳은 먹을거리, 즐길 거리, 쉴 거리 그리고 쇼핑 등의 인프라가 눈이 휘둥그렇게 커질 만큼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인파의 꼬리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밀려오고 또 밀려 지나갔다. 중국인과 한국 관광객이 주를 이루었고 간간히 서양 사람들도 눈에 띠었는데 그들은 식당과 바 그리고 각종 매장에서 밤을 즐기고 있었다. 젊은이들로 가득 찬 보라카이의 아침은 쉽게 올  것 같지가 않았다.

세계유산 도시 공주의 선택과 집중

▲ 망고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는 2-30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지난 4일, 제61회 백제문화제가 폐막하였다. 9일간의 행사기간 중 약 150만여 명의 내·외국인이 찾아 2010세계대백제전 이후 성공적인 문화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르섬의 백제촌을 중심으로 한 금강과 공산성이 어우러진 화려한 야경과 웅진성 퍼레이드 등은 관광객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축제 프로그램의 백미였다.

이토록 성공적인 축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그 하나는 세계유산 등재의 주체인 공산성이 상대적으로 빛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무령왕릉 주변에서는 사대왕 추모제와 헌공다례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찾는 이들을 볼 수 있었지만 수문병 교대식이 전부인 주 무대 건너편의 공산성은 밤낮으로 외로워 보였다.

또 한 가지는 문화제 기간 중에 공주를 찾은 방문객의 발길을 어떤 방법으로 연중 찾아오게 해야하는가하는 숙제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보라카이로 찾아드는 것처럼 우리 공주에도 일 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매력을 찾아야한다.

▲ 세일링 보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보트 들.

공산성과 무령왕릉만으로는 그들의 발길을 잡아 머무르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주차장이 부족하다고만 탓하지 말고 곳곳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놓고 도보로 원도심으로 찾아들도록 하여야한다.

제민천을 따라 걷게 하고 근대 건축물을 둘러보게 하며 옛 하숙집을 찾아 골목길로 그들을 끌어들여야한다. 거기에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던 소중한 보물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야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발상의 전환이 공주관광의 살길이다. 그것이 세계유산의 도시 공주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우뚝 서게 하는 지름길이다.

비가 내려 길바닥이 온통 질척거려도 전력이 모자라 주변이 어두컴컴해도 우비를 둘러쓰고 서로의 손을 잡아끌며 청춘남녀들이 불나방처럼 찾아드는 보라카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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