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여름은 공주시민으로서 또 백제의 후손으로서 참 뜻 깊은 날이었다. 천 오백년 전의 우리역사를 만천하에 알린 자랑스러운 날!

공주시민들에게 송산리 고분군과 공산성은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어릴 적부터 선조들의 뛰어난 업적을 듣고 보며 살아왔던 시민들은 늘 왕궁이 있는 곳에 산다는 자긍심과 ‘儉而不陋 華而不侈’의 기상은 백제후손들만의 자부심이다.

현재 공주시민들은 고도육성과 같은 모임이나 각종 세미나, 그리고 현장 답사 등 내 지역을 빛나게 할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무척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우리시에서도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고, 땅도 무척 줄어들었다. 그야말로 한반도에서도 아주 작은 중소도시가 되어버린 상태이다.

그런데 이 조그만 도시에 어찌하여 그리도 많은 이들이 무엇을 보러 오는 것일까? 세계유산에 등재 되었다고 기뻐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그에 걸 맞는 시민의식과 주변 환경에 더욱 신경 써서 과연 세계유산이 될 만하다는 것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될 것이다.

송산리 고분군 모형전시관이 생긴 지 어언 중학생쯤 나이가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관광객 중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당연시 되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관광객들이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는데 고분군 주변은 수요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는가?

2003년 처음 모형관을 개관했을 당시에는 흡음(방음)시설이 잘 되어 있었지만 몇 년 전 다시 공사를 하면서는 소음 흡수할 벽지를 모두 걷어내어서 현재 관광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까지 합쳐져서 더욱 소란스럽다. 더욱이 내부가 울리는 현상으로 마이크를 사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모든 관계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일례로 관광객들이 해설들을 장소가 부족하다. 그나마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나무그늘이나 넓은 땅바닥에 앉아서 이십여 분이라도 해설진행이 되지만,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씨에는 백여 명 정도도 수용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

하다못해 비 가림 시설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으련만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학생들과 등산객들이 몰리는 소풍 철에는 더욱 난감하다. 특히나 장마철에는 쏟아지는 빗물과 함께 관광객들이 묻혀 들이는 빗물로 모형전시관 바닥이 흥건할 지경이다.

이제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우리의 자랑스러운 백제역사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관민이 한마음이 되어 더욱 노력하고, 그 어디에도 없는 우리의 세계유산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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