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또 새해가 밝았네. 건강은 좀 어떤가? 자네는 너무 많은 일을 해서 항상 걱정이 되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기쁘고 좋은 일만 생기길 비네.

내 나이 50일 때 70이 되신 은사님 말씀이 “70을 살아보니까 50에서 60까지가 가장 좋았네. 기죽지 말고 즐겁게 살아보게”하셨는데 94세가 되신 우리의 철학자 김형석 노교수님께서는 “90이 넘고 보니까 65에서 75까지가 황금기였어요. 初노년을 보람 있게 지내세요.”하셨잖는가! 그러고 보면 우리는 지금 인생의 황금기에 살고 있네 그려!”

작년 가을에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김 교수는 정말 건강해서 100년을 살줄 알았는데 비명에 가버리고 말았잖는가. 아니 지난 새해아침에는 40대 후배 부인이 갑자기 세상을 하직했네 그려.

친구, 우리 오늘 墓碑銘이나 한 번 써보는 게 어떨까? 왜? 신년벽두에 죽음을 생각하는 제안이라 기분 나쁜가? 아니야, 시작하면서 마지막을 생각해보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보네.

그리고 墓碑銘을 미리 써보는 것은 내 人生의 告別의식을 미리 실시 해보는 것일세. 밤새 안녕하시냐고 오늘 밤에 떠날 수도 있지 않는가. 지난 학기 문화유산대학원 수업시간에 송 교수님께서 “墓碑銘을 한번 써 보라는 말씀을 듣고 당황했네.

그런데 그날 밤 잠자리에 들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정말 내 목숨이 오늘밤을 잘 지내고 내일아침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하고 불안해지더군. 그래서 일단 墓碑銘을 써 보기로 했네.

친구, 죽음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은 남은 삶을 緊張시켜서 더 아름답고 값지게 살 수 있는 契機가 된다고 보네. 나의 삶과 죽음과 墓碑銘을 생각하면서 내 삶의 本質과 意味를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지. ‘冷靜하고 謙虛하게 지금까지의 人生을 반성하고 철저한 省察을 해보세. 지금까지의 부끄러운 삶을 부끄럽지 않고 價値있게 자랑스럽고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하세. 墓碑銘을 미리 쓰면서 우리 삶의 毅然한 告別儀式을 여유롭게 感想해보세.

참고로 有名人 들의  墓碑銘을 한 번 보시게나.

김수환 추기경 -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
중광 스님 - 에이 괜히 왔다 간다.
박인환 시인 - 사람은 가고 옛날은 남아.
이순신 장군 - 必生卽死 必死卽生
링컨 -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영원할 것이다.
모파상 -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바이런 - 그러나 나는 살았고 헛되이 살지 않았다.
베이컨 - 아는 것이 힘이다.
슈베르트 - 음악은 이 곳에 소중한 보물을 묻었다.
김미화 개그맨 - 웃기고 자빠졌네.
버나드쇼 -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

他人이 써준 墓碑銘도 있네.
모짜르트 - 우리는 묘비명이 아닌 음악으로 위대한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기억한다.
페스탈로치 - 모든 것을 남을 위해 했을 뿐 그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카네기 - 자기보다 훌륭한 사람들을 곁에 모으는 기술을 가졌던 사람이 여기 잠들다.

나는 내 墓碑銘을 <고맙습니다. 幸福했습니다. 2016.1.1.>라고 쓰고 싶네.

아나운서 38년에 90년 한국아나운서大賞 1호와 2007년 地域部門아나운서大賞을 受賞하는 榮光을 누렸지. 그동안 죽을 고비를 서너 번 넘기고도 오늘까지 살아있고, 은퇴 후에는 아름다운 공주에서 공주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고 있으니까...

오늘 墓碑銘을 쓰고 내일 죽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내일부터는 復活의 人生이요, 새로운 제 2의 人生이잖는가? 墓碑銘을 앞에 두고 신나는 부활의 餘生을 더욱 값지게 살아보세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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