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나리자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1932~) oil on canvas, 1978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은 아마도 모나리자가 아닐까? 모나는 부인이라는 말이고 리자는 이름이다. 마담 리자. 리자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고 그저 추측만 할 뿐이다. 눈썹은 왜 없을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 그림을 왜 프랑스로 가져갔을까?

미소는 왜 신비롭게 보이는가? 전 세계 사람들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루브르로 몰려간다. 그림 앞에는 멀찌감치 펜스가 쳐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여럿이 함께 보기위한 방법이다. 가까이서 보며 교감하고 싶은 사람들은 실망할 수밖에. 모나리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여러 전문가들이 연구 글을 남겼다. 그 유명세로 그림은 납치당하기도 하고 몇몇 작가들이 패러디하여 새로운 작품을 남겼다. 그 중 콜롬비아 화가 보테로는 통통한 모나리자를 그렸다.

몸짱, 식스팩, 다이어트, 체중감량은 건강이라는 등식 속에서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고 자기관리 안하는 사람처럼 비춰진다. 미디어를 접하며 따라서 해야만 할 것 같아 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운동과 절식을 강요당하는 기분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쿡방과 먹방, 다이어트와 운동이 두 개의 축으로 계속 반복된다.

마른인간 연구소라는 개그코너를 재미있게 즐겨 본 적이 있다. 미래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과거의 유물을 찾아 그 쓰임새를 찾아보고 놀라는 줄거리였다. 크고 뚱뚱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현재의 마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이나 다이어트 같은 단어들은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마른 몸을 선호하는 사회를 살짝 꼬집었다.

보테로의 그림에서 사람은 늘 풍성한 몸으로 풍선처럼 부풀어있다. 사건 사고 속에 인물도 코미디처럼 심각하지 않다. 인물의 개성이나 절대적으로 아름답다고 정해놓은 고전적인 인체 비례는 무시하고 덩어리, 푸짐한 양감으로 가득 차있다. 터질 듯한 형태에서 풍만함을 느끼는데 르네상스 화가처럼 볼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미술관에서 스스로 배웠다. 뚱뚱함은 라틴아메리카 문화 속에서 관능미와 함께 삶의 여유의 미학임을 알고 있었다. 개성이 생략된 인물은 옷이나 주변소품으로 여성, 남성, 권력자, 성직자, 거리의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피렌체 풍경을 배경으로 미소 짓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보테로의 손을 거쳐 위트가 넘치고 웃음 짓게 하는 즐거운 작품으로 태어났다. 뾰족한 산이 있는 콜롬비아 풍경 앞에서 볼에 바람을 넣어 빵빵하게 부풀리고 갓 구운 빵처럼 부풀어 있다.

눈, 코, 입은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인다. 통통한 작은 손을 모으고 우리를 바라본다. 다이어트와 식이요법, 운동처방을 강요하며 날씬한 여성을 요구하는 사회를 향해 ‘지금 이대로 괜찮아. 네가 행복하다면’ 하고 말한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나는 내 그림들이 뿌리를 갖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바로 이 뿌리가 작품에 어떠한 의미와 진실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내가 손을 댄 모든 것이 라틴아메리카의 영혼으로부터 침투 된 것이기를 바란다. <보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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