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가우가! 석장리로 가면 구석기인을 만날 수 있대”

석장리 유적(사적 제334호)은 공주를 휘감아 흐르는 금강 북쪽 해발 13~17m의 하안단구에 위치한다. 유적의 존재는 1964년 미국인 알버트모어 부부에 의해 발견되었고, 이 후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는 연세대 손보기 교수팀에 의해 1964년 처음 이루어진 후 총 1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되었다.

공주 석장리 유적은 함경북도 웅기 굴포리 유적과 함께 우리나라에도 구석기 문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최초의 유적으로 구석기 고고학의 시작을 알리는 학술적 의미를 가진다. 해방 전까지 일본인학자들의 “한반도에는 구석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학설을 뒤엎고 한국 구석기 문화의 존재를 증명한 것이다. 이후 전국적으로 발굴된 구석기 유적은 200여개에 이른다.

석장리 유적이 발굴되기 전까지 우리나라 역사는 ‘5천년’이 정설이었고 구석기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50년 전 발굴된 석장리 유적은 한반도 역사를 5천년에서 30만년으로 끌어올렸으며 한반도 구석기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또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구석기에 대한 내용이 없어 외국의 구석기만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 1974년 우리 국사 교과서에 구석기가 등장하면서 ‘뗸석기’, ‘돌도끼’, ‘찌르개’ 등의 우리말 구석기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 기록이 없던 구석기시대. 그들이 남긴 하나의 돌에서 그들의 생각과 생활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석장리 유적의 발굴 중 또 중요한 점은 모든 발굴 자료를 상세하게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유적에 대한 애정과 소중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당시 대학교 2년생으로 발굴에 참여했던 최복규(강원대) 명예교수는 회고했다. 구석기박물관에는 발굴의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석장리발굴일지가 전시돼 있다.

매년 어린이날을 전후로 열리는 ‘공주석장리구석기 축제’는 원시시대의 의복을 입고 돼지고기, 고구마, 옥수수 등을 구석기시대 방식으로 익혀 먹는 프로그램을 비롯, 부싯돌로 불 만들기 체험 등은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시간여행의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2014년 새로운 구석기축제의 장을 연 바 있는 ‘세계구석기축제(격년제)’는 올해 3번째로 유럽과 중국, 일본의 구석기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2006년 개관한 공주석장리박물관이 최근 새롭게 단장하고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영상과 청각시스템의 도입, 3D 스캔과 미디어아트 기법을 활용해 구석기인의 생활과 감정을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구석기인을 만나 보자.

“우가우가! 석장리로 가면 구석기인을 만날 수 있대”

※ 이 원고는 2월 도정신문 '생생현장리포트' 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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