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시외삼촌 입원으로 가본 것이 내가 처음 본 공주의료원의 모습입니다.

그 후, 시어머니도 친척들도 또 친구들도 입원으로 가는 곳이 일상인 곳이 되었어요. 큰 병원은 멀고, 의료비가 저렴하면서도 입원조건에 맞는 곳이 도립 의료원이었습니다.

1910년, 자혜의원으로 출발한 의료원이 백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웅진동으로 이사한지도 몇 년의 시간이 흘렀어요.

그리고 예전의 의료원부지에 대한 활용으로 시민 각자의 의견이 분분한 요즘입니다.

재작년, 의료원부지 활용 방안으로 시민공론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시민으로서 마땅히 관심을 가지고, 필요하다면 좋은 의견을 보태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지요.

90여 명의 각계각층의 시민이 3차례에 걸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생각을 모아서 현 건물철거 후 활용한다는 것으로 최종적 안이 모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철거보다는 한 시대의 증거가 되는 건물인 만큼, 리모델링 후 사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었지만, 더 많은 분들의 의견이 그렇다면야...

구 의료원 활용방안은 우리시에서 처음으로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거쳐 결정됐다는 것도 뜻깊은 일이며, 활용 계획을 수립할 때도 시민과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요.

철거에 앞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기원하는 뜻으로, 처음의 자혜의원과 공주의료원의 역사와 추억을 기리는 사진전도 열고 건물 투어도 함께 하면서 과거를 담아 미래를 여는 원도심 활성화 기원 화합 행사가 있었지요.

그리고 얼마 전, 의료원 뒤 공주목 부속 건물로 전해졌던 건물을 복원하기 위해 건물해체 작업 중 상량문이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부속건물은 개인 소유지였는데, 우리시가 사들여 복원 공사를 진행 중에 있었지요.

상량문에는 ‘청나라 광서제 연호 1889’년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의료원 부지 또한, 공주목의 본관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지요. 역시 그리운 것은 땅속에 있나 봅니다.

이제 옛것을 차근차근 밝혀내면 왕도 뿐 만이 아니라 행정중심지였던 우리 공주의 자긍심은 더욱 높아지겠지요.

또한 관아를 재현할 경우 복원된 건물은 문화재 지정이 아닌 재현공간이니,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도 기대를 해보고요, 현대적 활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니 전시, 교육, 공예관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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