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그린 삽화와 시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화첩

‘넉줄시’라는 새로운 시적 장르를 창안해 낸 육근철 시인의 네 번째 자유시집 ‘야생화 농장’이 세상에 나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130여 편의 시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우주, 5부로 나누어 싣고, 한양대학교 유성호 교수의 해설을 곁들였다. 특히, 시와 함께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가 곳곳에 들어가 시와 어울리며 시 읽는 재미를 키워준다.

시인은 16년 동안 자그마한 농장에서 나무와 꽃을 손수 가꾸면서 야생화 등 자연과 교감하며 떠오른 시상을 그때그때 시로 옮겼고, 그 시들이 모여 이 시집 ‘야생화 농장’이 탄생했다.

인간이 살면서 만나는 4명의 스승 중 마지막 스승이 자연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는 물리학 전공자답게 자연 속에서 꽃과 나무를 기르며, 아침저녁으로 들려온 꽃과 나무의 말을 받아 적었고, 이는 한편 한편의 시가 됐다.

이런 시들이 실린 ‘야생화 농장’은 시인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왔을 뿐, 자연 현상의 다양성과 신성성을 그득 품은 아름다운 화첩인 셈이다.

유성호 교수는 해설에서 “육근철 시인에게 자연이란 넓게는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원리나 본성을 포괄하고, 좁게는 인공적이고 도시적인 것과 대립되는 실체이며 그 안에는 산이나 바다 같은 사물은 물론 그것의 생성과 변화에 개입하는 근원적 힘이 두루 포함된다”면서 “육근철 시인의 시는 이렇게 우주적 차원에까지 사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육근철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자연에서 길어 올리는 신생의 노래이자 시나 시인의 존재론에 대한 성찰”이라면서 “마음을 열고 야생화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새롭게 자연과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근철 시인은 대전에서 태어나 ‘시와 정신’으로 등단한 물리학자 시인이다. 시집으로는 ‘물리의 향기’, ‘사랑의 물리학’, ‘길을 묻다’가 있다. 넉줄시집으로는 ‘반쪽은 그대 얼굴’, ‘설레는 은빛’, ‘처마 끝 풍경소리’가 있다.

응용광학 전공으로 무아레 간섭무늬의 해석과 응용에 관해서 연구하였고, University of Georgia의 Torrance Center에서 창의성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창의성 프로그램인 PEPC, WHA 모델을 개발, 보급한 공로로 WHO'S WHO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됐다.

공주대학교 명예교수로 풀꽃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넉줄시 동인 회장을 맡고 있다. 2019 공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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