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올 여름은 너무나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한나절의 더위는, 해마다 그렇기도 하지만 올해는 더더욱 뜨거워서 어린 일년생 식물들이 마르고, 타들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심했다. 

다행히 여름방학과 휴가가 있어서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방학중에도 교육의 연장선에서 체험 학습이나 실기위주의 참여학습을  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각자의 취미나 형편대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졌다. 그런데 이런 이벤트성 교육 프로그램들이 실속 없이 형식에만 치우치는 것이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일전에 가깝게 지내고 있는 학원의 어느 학부형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인데, 방학 중에 어학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단다. 같이 가는 아이들 친구도 있고, 권하는 동료가 믿을 만해서 보냈는데, 마지막 날 예고 없이 방문을 했었단다. 교육내용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어설프고, 어색하고, 마침 식사시간이었는데, 식단도 부실하고 비위생적인 식당관리가 영 걸려서 돌아오는 길이 찝찝했단다.

참가비도 만만치 않고, 그 곳에 참석한 사람도 꽤 많았는데 좀 실망을 했다며, 뒤이어 다녀온 아이는 배탈이 나서 병원 신세를 져야할 만큼 고생을 했다고 한다. 물론 교육을 통해서 큰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위의 예처럼  상업적인 이득만을 노리고 행해지는 프로그램도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방학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충전의 기회이며 휴식을 통하여 안정감과 도약을 꾀하는 시간이라고 보는데, 우리의 꿈동이들은 어느새 학력증진과 지식습득의 차원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인위적이고, 일방적인 곳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떤 청소년상담 단체에서 아이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초등학교 친구들은 ‘숙제 안하고 실컷 놀고 싶다’는 것이고, 중고등학교친구들은 ‘실컷 자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방학중에는 아이들의 긴장도 풀어주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소위 가정교육) 독특하고 흥미로운 일을 함께 계획하여 실천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간단한 일부터 성취감이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 ― 이를테면 화분에 물 주기, 현관 거울 청소, 욕실 변기 살펴보기, 동생 돌보기, 잔 심부름하기 등 몸을 움직여서 하는 일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다. 그리하여 더위도 이기고, 힘든 일도 경험해보고, 부모님께 고마움도 느끼고...  

그러다 보면 마음과 생각이 쑥 자라있는 성숙한 자녀를 볼 수 있다. 억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면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의 꿈동이들이 바르게 자라서 바른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어른들의 일인 듯 싶다.    

더구나 이 더운 여름!

그 것도 황금같은 여름휴가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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