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되면, 멀리 객지에 나가있는 친구들이 고향을 찾아오기도 하고, 친척들이 공주를 방문하는 일이 종종 있다. 가능하면 공주와 주변의 볼거리들을 찾아 안내해주기도 하고, 함께 다니지 못하면 그들의 여행 계획에 조금의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저런 볼거리를 보러 다니다가 “식사는 어디가 좋겠냐”는 질문을 하면 사실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먹고싶은 메뉴를 일러주면 해당되는 음식점을 알려주긴 하지만, 추천해 줄만한 식당을 물으면 선뜻 대답해주기 쉽지만은 않다. 많은 상점들이 있고, 그 중에도 많은 음식점들이 있는데 뚜렷하게 짚어줄 만한 식당이 생각나지 않는 데에 대하여 자신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가을 남해안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통영에서부터 여수까지 이르는 해안 탐사여행이었는데, 식사시간이 되면 그곳의 택시기사님들께 식당을 묻기도 하고, 길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물어 보기도 한다. 그러면 자신있게 추천을 해주는데 그들이 소개해준 음식점들은 거의 최고 수준이었다.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라, 모두가 특징이 있고, 깔끔하고, 개성 있는 식단으로 운영되는 음식점이면서, 친절하고 단정한 종업원들의 태도도 돋보이는 모범적인 음식점이었다.  물론 관광도 좋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또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게 사실이다.
 
 식당은 우선 음식이 고유의 깊은 맛이 있어야 한다.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들여 만들면 맛이 없을 수 있을까? 내 가족들이 먹을 거란 생각으로 음식을 내놓으면 깊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맛이 변하지 않고 항상 유지되어야 하는 점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식당은 깔끔하고, 쾌적해야 하겠다.

들어가면 우선 편안하고 식욕을 일으키는 환경이라면 더없이 좋겠고, 깨끗한 분위기여서 앉아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식당이라면 웬만한 음식도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자신의 얼굴을 나타내듯 메뉴와 분위기를 내놓는다면 어떤 음식이든 환영받을 것이다.

한가지 더 말한다면 식당은 개성과 친절함이 있어야 하며,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공주시내에서 ‘어디식당’ 하면 “ 아! 그곳에 가면 이런 게 있지, 그런 게 좋지, 누구를 모시고 가도 괜찮어” 할 수 있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 음식을 먹으려면 그 집에 가야 해!”
그런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곳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공주는 더욱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밥 한가지라도 고슬고슬-기름 좔좔 흐르게 지어주는 식당.
말 한마디라도 맛있고 품격있게 대해주는 식당.
반찬 한가지라도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식당.
언제든지 가더라도 나를 기다려준 듯한 식당.

바로 우리의 얼굴이다.
단정하고 후덕한 얼굴을
누구에게, 언제든지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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