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며 흘려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무심코 흘려보낸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오늘 행복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놀랍고 충만한 경험을 한다. 걱정, 근심, 고민, 불안과 두려움을 껴안기보다는 그것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 힘을 통해 걱정과 고민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던, 이미 당신을 찾아온 행복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키팅(John Keating) 선생은 바로 그와 같은 아름다운 힘을 획득하는 지혜와 우리의 삶을 깊이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 준다. 나아가 실천정신을 바탕으로 특별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지혜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주위를 둘러보라. 지금 이 순간,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들리는가? 지금 이 순간, 당신 삶에 충실하라. 모든 것을 기꺼이 누려라. 어제를 후회하지 말고 내일을 두려워 마라. 오늘을 만끽하라. 내일이면 늦으리, 바로 이 순간을 잡아라. 카르페 디엠!”


한때 수많은 이들에게 화두가 되었던 ‘죽은 시인의 사회’가 다시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는 듯하다. 소설에서 영화로 그리고 뮤지컬 ‘까르페 디엠’으로까지 변신했으니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톰 슐만(Tom Schulman)의 원작소설이 1990년 영화화 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된 작품이다. 아카데미 각본상, 세자르와 플란더스 국제영화제 외국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작곡상, 프랑스 영화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등을 수상하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로빈 윌리암스를 최고의 배우로 만들었다. 


2007년, 공연집단 ‘현’에 의해 제작된 뮤지컬 ‘카르페 디엠’은 원작 ‘죽은 시인의 사회’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를 즐겨라’라는 라틴어로 널리 알려졌으며, 특히 한국 교육의 현실을 반영한 창작 뮤지컬로 지난 5월 서울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공연되었고, 문화관광부의 후원과 영평사 및 공주청소년자원봉사센터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방 공연을 나서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 공연이 지난 6월 공주여고 청란관에서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이 작품은 한 명문고교에 이 학교 출신 국어 선생이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학생들에게 예전의 교수-학습활동과는 다른 파격적인 열린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참된 인생을 깨우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어 선생의 ‘카르페 디엠’이라는 외침은 학생들 가슴에 파고들어 아이들을 점차 변화시킨다. 특별히 튀지 않는 6명의 학생들은 개성을 상실한 객체에서 점점 개성을 갖춘 주체로 변화해 이 작품을 빛나게 한다.


이 작품은 청소년극의 살아있는 교과서이다. 처음 “지겨워, 숨이 막혀, 자유롭고 싶어”를 외치는 학생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세상은 가슴으로 사는 거야”라는 노래를 부르며, 마음 속 자유를 찾는다. 이러한 외침은 청소년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요즘 일부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가 실추되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느 학부모와 학생은 능력없는 교사가 많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학교의 선택도, 학과의 선택도 스스로가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의타적이 되어 버렸으며, 명문대학만을 고집하며 학교로, 학원으로, 독서실로, 개인 과외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이것이 대학 진학의 최선의 방법이 되어버린 지금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측면에서 ‘카르페 디엠’은 청소년에게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또한, 우리의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부모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식의 인생을 몰아가는 부모에게는 자신들의 뜻을 아이에게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보여 주며, 단순한 주입식 교육으로 대학 입시와 그 결과에만 매달리는 선생님에게도 참교육이 무엇인지 몸소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들이여!
막바지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중순, 멘토와 멘티(mentor & mentee)의 관계를 통해 자아 성찰과 아울러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뮤지컬 한 편에 심취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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