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마지막 달력 한 장으로
어디론가 떠나버린 세월들
다시 어둠을 벗겨 내는 새벽 햇살은
가슴 속 스며든 소망들처럼
마구 대지로 뿌리고
꿈은 언젠가 잡을 수 있기에
아름답다 했던가.

새해엔
서해바다 물들인 기름덩어리로
까맣게 타들어 가는 마음들을
걷어 내는 손길들마냥
지금 우리를 어지럽히는
오염된 생각과 말들의 파편들도
말끔히 걷어 내게 하소서.

새해엔
찌든 답습으로 서로 물어뜯고
할퀴는 얼룩진 풍토
그 악연의 고리를 벗어나
그리하여 이땅은
눈부신 한 두 명이 아니라
모두가 고향인 그런 곳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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