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가 우리 재래시장의 전성기였다고 생각한다. 이때만 해도 요즘 유행하고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 ‘전통시장을 살리자’라는 구호나 말들이 아예 필요 없었던 시절이었다.

전국 재래시장 어디나 거리와 점포마다 손님들의 발길이 넘쳐나고, 점포를 오픈하기만 하면 장사가 잘되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 호시절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줄 알았던 우리들의 나태한 안이함이 이제 그 벌을 받는 것은 아닌지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또, 재래시장이 없으면 우리나라 모든 유통기능이 마비될 것 같은 착각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소위 배짱장사를 해온 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그 것도 기하급속도로 변하고 있었던 것을 우리는 너무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모든 상품을 사고 파는 세상이다. 더구나 컴퓨터 세대인 젊은층은 번잡하고 귀찮게 걸음을 해야 하는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 상인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재래시장의 호황이 영원할거라 믿고 안주하는 동안 이농현상으로 인해 중소도시의 인구가 줄고, 이로 인한 경기침체 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1990년 중반 WTO 협상 등으로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대형자본을 앞세운 국내·외 유통업체들의 입점과 그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의해 우리재래시장은 점점 경쟁력을 잃고, 가파른 침체의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을 제정해서 시설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각 지자체마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외치며 활로모색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요한 점 한가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를 포함한 우리 상인들이 그간의 안일함에서 벗어나 혁신적으로 의식이 변해야한다는 점이다. 내 점포의 물건을 잘 팔게 하는 것은 내 몫이자 내가 해야 할 의무이며 재량이다. 공주시가 시설을 현대화해 준다고 해서, 정부가 아무리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을 제정, 활성화를 모색해 준다고 해서 고객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또, 상인연합회에서 힘들여 준비하는 ‘산성시장 노래자랑’이나 ‘재래시장 장보기 날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도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이 모두가 공염불인 것이다. 

물론 편리한 현대시설과 정부의 지원이 재래시장 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품질좋은 상품과 웃는 얼굴의 서비스, 그리고 편리한 교통편일 것이다. 손님이 가고 싶은 점포가, 시장이 되어야 한다. 손님이 오거나 말거나 점포 문은 비워둔 채 모여 화투판을 벌인다거나 유통기간이 지난 상품을 판다든지, 또는 시장 구석구석 청소를 하지 않아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누가 시장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재래시장활성화의 활로는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감히 ‘재래시장 이것 만이라도 지켜보자’ 라는 마음으로 재래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해본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 갖추기
△고객의 이용편리성을 위해 모든 점포 영업시간 연장하기
△고객의 이용편리성을 위해 모든 점포에 카드기 설치하기
△재래시장 상인들부터 재래시장 적극 이용하기
△고객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하기
△상인과 고객을 위한 각종 교육에 적극 참여하기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친절 제공하기

이런 점들이 개선될 때 대형마트에 빼앗긴 고객들의 발길과 마음을 다소나마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우리 상인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우리 몫이다. 우리 스스로가 의식을 바꾸어 진정으로 고객을 맞이 할 때 재래시장의 봄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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