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통성 보완을 위해 집권세력은 주로 정권초기에 어설프게 급조된 혁신과 개혁의 청사진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부르짖게 된다. 

소위 좌파 진보세력으로 규정되는 지난 정부 시절도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용어 중의 하나가 ‘혁신’ 혹은 ‘개혁’이란 단어였다.

그러나 당시는 21세기를 앞두고 미국 발 신자유주의경제 기조가 기승을 부리면서 세계화가 대세를 이루는 시기였다.

그 와중에 우리는 지방자치의 실시와 함께 IMF 구제금융이라는 초유의 국가 변동 사태를 맞으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그야말로 생존차원에서 혁신을 부르짖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외국학자가 말했듯이 혁신이란 극히 소수만이 해낼 수 있고, 극히 소수만이 견뎌낼 수 있으며, 극히 소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볼 때 혁신은 무척이나 힘든 작업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우리의 경우 대통령 단임제 하에서 이처럼 어려운 혁신과업을 단기에 완성하려다 보니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수립된 계획이 밑으로 하달되고 공무원들은 혁신에 대한 개념파악이 채 되기도 전에 위로부터 밀려드는 일관성 없는 과업지시에 그야말로 영혼없이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은 또 귀 따갑게 들려오는 ‘혁신’소리로 인해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고, 그렇다보니 졸고 있는 개를 발로 걷어차면 “멍멍” 대신에 “개~혁”하고 짖는다는 비아냥거림마저 나오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정부의 하향식 혁신노력은 국민들의 피로감으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노무현 정부 하에서의 혁신정책은 방법상의 문제는 있었을지언정 그 방향만큼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옳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방법 정도는 수정되더라도 그 노력만큼은 지속되길 기대했으나 지난 정부의 괜찮은 정책들마저도 모두가 뒤집히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명박 정부도 단임제이기 때문에 채 5년도 못가 다음 정부에 의해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쉽게 예상된다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 정책들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것을 보면 인간이란 참으로 어리석기가 그지없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과 개혁은 그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으니 이제부터는 국가와 지역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그리고 혁신의 주체로서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방자치가 실시되고는 있으나 형식에 그치고 있고 여전히 강력한 중앙집권체제가 지속되다보니 시민들은 통치의 대상인 수동적인 존재로 살아왔고 또 그렇게 길들여졌다. 그저 위에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하면 모든 것이 편했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이 있으면 관에 얘기해서 해결하면 되었고, 그것이 잘 안 되면 단체장을 다음 선거에서 떨어뜨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된다.

그렇다보니 이제는 내 집 앞에 쌓인 눈마저 시·군·구에서 치워주길 바라고, 아파트 문을 따기 위해 119 소방대를 서슴없이 출동시키는 거지근성에 우리 모두가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러는 동안 시민들의 주인의식은 자연히 실종될 수밖에 없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없는 식물인간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또 좁은 지역사회 내에서는 일부 정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상대에 대한 헛소문을 만들어 유포해도 당사자들의 피해는 아랑곳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버젓이 활보하는 무책임한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또 공중도덕을 지키기 보다는 자신의 이기심만을 앞세우고 기초질서를 마구 무너뜨림으로써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들을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의식수준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며 그 때문에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물론 정부의 책임도 크지만 무엇보다 시민들 자신의 탓을 숨길 수가 없다.  따라서 이제야말로 우리 스스로가 잃어버린 주인의식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유전개발로 넘치는 부를 누리고 있는 중동의 산유국들이 선진국으로 불리지 못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국민의식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더라도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곧 지역의 경쟁력과 비례함을 알 수 있기에 시민들 스스로가 의식개혁을 통하여 지역경쟁력을 높여야겠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우리 공주가 아래로부터의 시민의식 개혁으로 모두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실천한다면 멀지 않아 타지 사람들도 공주에 살고 싶어 몰려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약화되고 있는 시세는 자연히 확장될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재산 가치마저 높아지게 될 것이니 이젠 지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지역의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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