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새천년' 칠(7)대륙 원정대를 대한산악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원정대에 충남 산악연맹 전무이사로 근무할 때 동참의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등산을 열심히하여 얻은 건강만큼이나 정말 크나큰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거리가 되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려 한다.

성산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경지역 대초원에 펼쳐진 마사이 땅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정말 장엄한 산이며 만년설이 있는 곳, 또한 1,800m 고원에 사는 마사이족! 

동물의 왕국에서 아프리카 사자가 백수 왕 이듯이 아프리카 대륙의 수많은 종족 중에서 마사이족은 가장 용맹스러워 다른 종족이 감히 마사이족에게 덤빌 생각을 못한단다. 지금은 추장의 이름을 기억 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곳을 방문했을 때가 눈앞에 선하다.

의식주 해결이 원만하지 못한 마을촌 어린아이의 얼굴엔 파리들이 들끓고 삐쩍 마른 체형 집은 쇠똥으로 발라 벽이 갈라져 한기를 막아주고 장마철에는 습기를 빨아들인다. 이것은 지혜로움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지만 척박한 자연에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현상이라 생각해 본다.

숫사자는 낮잠만 자고 암사자는 사냥을 한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숫사자가 나서서 그 용맹을 드높인다. 그와 같이 마사이 족도 여자가 집을 짓고 젖을 짜고 집안 살림을 하고 남자는 적과 싸우고 맹수를 막는다. 사자가 육식동물이듯이 마사이족도 육식을 즐긴다.

주식은 소피와 우유를 섞은 사로이(Saroi)다. 소피는 소를 죽여서 얻는 게 아니라 소의 목에 작은 화살을 꽂아 피를 뽑는다. 방목으로 소를 키우는 많은 양의 소가 없어 끼니 때마다 도살을 할 수 없는 또 다른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마사이 소년들은 열서너 살이 되면 부모 곁을 떠나 그들끼리 따로 집을 지어 집단생활을 한단다. 그들은 마사이족이 살아가는 법, 적과 하이에나, 그리고 사자와 싸우는 법을 어른들로부터 배운다.

소년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할례(우리의 성년식)를 하게 된다. 할례수술은 그 가족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집 남자가 한단다. 물론 마취제도 없이 수술을 하는데 이때 아픔을 못 참고 고함을 지르면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 전체의 수치로 여긴단다.

반면 입을 곽 다물고 거든히 할례 수술을 끝낸 소년에게는 우유로 수술자국을 닦아낸 후 상으로 송아지를 주고 동네잔치를 벌인다.

소녀도 할례를 받는다. 마사이족에게 할례는 일생에서 어른의 분기점이 되는 대단히 중요한 의식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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