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향기 묻은 알토란같은 어린시절 이야기

평생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살아 온 강병철 작가가 같은 이름의 동화를 17년 만에 복간했다.

‘치차구차 사연으로 절판’된 책이었지만 작가는 닭니(닭의 몸에 기생하는 가려운 이) 같이 ‘도깨비 밥풀처럼 달라붙던 유년의 사연’을 다시 이야기하고 싶고, 이젠 어느덧 손자뻘이 된 젊은 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닭니' 표지
'닭니' 표지

아파트 숲 속에서 흙 밟을 기회가 없이 성장하는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흙 향기 묻어 있는 알토란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흙 냄새, 비릿한 갯벌 냄새를 맡으며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작가는 “모든 마을마다 바다가 옆구리처럼 달려있는 줄 알았던 유년의 사연”이라며 복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도종환 시인은 “‘닭니’는 토속적 아름다움과 눈물겨운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은 죽어서 초록바다가 된 이모 떄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풀빵을 팔고 아이스케키를 팔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연화의 모진 인생살이 떄문이기도 하다”며 “흙 향기 묻어 있는 알토란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써 놓고도 자랑하거나 떠벌이지 않고 장승처럼 서서 벙긋이 웃는 작가 강병철의 질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서정적인 문체에 감겨 더욱 애잔하고 풍요로운 이 이야기를 단숨에 읽고 난 뒤 아직까진 나는 ‘슬픔에 더 단단해지는 조약돌이 되고 싶어’하던 강철이의 첫사랑 연화가 그 뒤에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추천평에서 밝혔다. 

강병철 작가는 지금은 간척지가 된 서해안 적돌만 바닷가 태생으로 1980년대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대전·충남 지역의 작가회의 회장을 몇차례 역임한 바 있다.

성장소설 ‘닭니’, ‘꽃피는 부지깽이’, ‘토메니토와 포테이토’를 비롯하여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초빼이는 죽었다’, ‘나팔꽃’, 시집 ‘호모중딩 사피엔스’, ‘사랑해요 바보몽땅’, ‘산문집 ’작가의 객석‘,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쓰몽선생의 좌충우돌기‘ 등을 발간했으며 교육산문집 ’넌, 아름다운 나비야‘, ’난, 너의 바람이고 싶어‘,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등을 편집했으며 청소년 잡지 ’미루‘의 발행인으로 10여 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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