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30 둔장미술관, 신안

2021.4.1.-30 둔장미술관, 신안
2021.4.1.-30 둔장미술관, 신안

오늘 나는 뭘 먹었나. 굴비구이에 호박, 매운 고추 넣은 된장찌개, 잡곡밥, 배추김치, 명이 장아찌…내가 먹은 음식이 바로 나,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좋은 재료로 만든 좋은 음식을 먹는다. 그 재료는 살아 있는 생명이다.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먼 거리를 여행해 밥상에 올라왔고, 농부가 밭에서 정성껏 길러 낸 생명이다. 집밥, 집쿡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기고 방송,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에 저마다 요리를 선보인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초 간단 요리부터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레서피 까지 제공한다. 요리 방송이 많다는 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긴 시간 사라지지 않는 코로나로 집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 배달앱 이용이 크게 늘어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 그로 인한 부작용, 소모되는 일회용 식기, 플랫폼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몇 해 전 태국에 레지던시 작가로 석 달간 머물 때, 집에서 음식을 만들기보다 대부분 밖에서 사 먹는 문화로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에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돌아와서 시장을 보며 우리나라가 태국보다 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물건을 돋보이게 하거나 편리를 위한 포장재, 현재 우리의 일회용품 사용량은 상상 이상이다.

이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 새로운 섬을 만들었다.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태평양에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155만 제곱킬로미터 쓰레기 섬을 만들었다. 1997년 미국인 요트 선수 찰스 무어는 미국 LA에서 하와이까지 요트로 횡단하는 도중에 지도에도 없는 섬을 발견했다. 그 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진 것을 확인한 그는 그 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해양 환경오염 전문가가 됐다. 그 섬은 '태평양 대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을 의미하는 영어 약자 GPGP로 불린다. GPGP를 이루는 가장 많은 것은 고기 잡는 그물과 각종 양식 어망이라고 한다.

둔장, 생명과 평화의 땅 전시장 전경
둔장, 생명과 평화의 땅 전시장 전경

실제로 미술 행동 작가들과 둔장해변을 답사하며 파도에 휩쓸려 온 해양쓰레기를 살펴보니 어업과 양식에 쓰이는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눈에 보이는 대형 플라스틱은 걷어내지만, 문제는 5mm 미만인 미세 플라스틱이다. 대형 플라스틱이 태양열에 부서지고 해류에 쓸려 아주 작은 입자로 바다에 살아남는다. 이를 먹이로 알고 해양 생물이 섭취하고 물고기 몸에 쌓여 우리 밥상에 올라온다.

농업과 축산업으로 토지가 오염되고 어업으로 바다가 오염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은 쓰레기와 환경오염을 만든다. 이것을 최소화하고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드는 것도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제1차 연안환경미술행동-둔장, 생명과 평화의 땅 전시는 2020년 10월 20일 예술가 25명이 신안 둔장과 한운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를 주우며 퍼포먼스 등 연안환경미술행동을 진행하였다. 이후 작가의 작업실에서 예술적으로 숙성시킨 작품 50여 점과 10여 점의 만장 등을 전시했다. 연안환경미술행동은 군산·인천·강화·강릉·울산·부산·마산·여수로 이어지며 지역에 따라 각각의 프로젝트에 참여 작가는 유동적이며, 생산된 모든 작품을 모아 2022년 대규모의 완성된 연안환경미술행동 전시로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주변을 살펴보자. 1회용 플라스틱 용품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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