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순(일어 일문학 전공, 제일일어학원 원장)
백제의 담로지역 구마모토현(能本縣) 다마나군(玉名郡) 기쿠스이마치(菊水町)와 공주시가 자매결연을 맺게 된 것은 기쿠스이마치(菊水町) 에다후네야마(江田船山) 고분에서 1873년 출토된 유물 중 대검, 귀걸이, 모자, 신발 등이 일본엔 없었던 것으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검토해도 해답을 찾을 수 없었는데 1971년 7월 무령왕릉이 발굴되어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을 무렵 기쿠스이정장(읍장)은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무령왕릉 출토품을 보기 위해 내한하여 자세히 살핀 결과 일본의 그것과 너무나 닮았음을 알고 “우리의 조상은 공주 사람일 것이다. 백제인이 우리와 관련이 깊다”라고 실토했다.

이런 인연으로 공주시와 기쿠스이마치는 자매결연을 추진하게 되어 1979년 9월 15일 결실을 보게 되었고 이것이 발전되어 충청남도와 구마모토현과도 자매결연을 맺고 확실히 우호를 다져 나가고 있다.

백제와 구마모토와 인연을 갖기 시작한 것은 문헌상으로는 5세기부터 6세기에 걸친 무렵이다. 기쿠스이마치 에다후네야마 고분은 당시 그 지방 호족의 유적으로 알려졌고 이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공주 무령왕릉의 출토품과 너무나 유사했다.

일본 제일이라는 출토품 중 금관과 구리거울, 귀걸이, 신발, 마구, 토기 등이 백제로부터 영향을 강하게 받은 유물이라는 것과 대검은 백제왕으로부터 하사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백제의 담로가 틀림없다.

기쿠스이마치가 있는 다마나군의 이름도 백제 지방통치기관인 담로라고 한다. 옥(玉)의 일본 발음은 ‘다마’이고 ‘담’의 일본식 표기이며 명(名)의 일본발음은 ‘나’이며 ‘라’, ‘로’와 함께 땅을 뜻하는 고대의 한국어이다. 그러므로 구마모토의 다마나(玉名)는 백제왕실의 자제왕족이 분거 통치한 담로임이 틀림없다.

또한 구마모토의 옛 이름으로 외자를 썼는데 일본 발음으로 ‘구마’라고 읽는다. 공주의 옛 이름으로 熊津으로 고마가 어원이다.

고마는 즉 固는 거(居), 건(健)과 같은 크다는 뜻이고 마는 발(拔), 모라(牟羅)와 같은 뜻으로 마을, 혹은 城, 邑과 같은 의미로 도읍, 왕성을 말하며 크고 신성하다는 말의 한자화에서 온 것이다.

구마모토시에서 좀 더 내려가면 야쓰시로시가 있고 조금 더 내려가면 야쓰시로군 사카모토정(坂本町) 구다라키(久多良木)란 특이한 지명이 있다. 구가량목(久多良木)의 일본식 발음은 ‘구다라키’ 인데 옛 지명은 배제래그대로다.

구다라키의 마을 한가운데로는 백제천이 흐르고 있고 백제래 우편국 등 백제래를 접두어로 한 이름이 많이 남아 있어 백제와 상당히 관련이 깊은 곳이었음을 깨닫게 되며 백제의 본고장인 공주와 부여는 백제를 접두어로 한 지명이 남아있지 않으나 오히려 이곳이 백제의 본고장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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