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80여개 사찰을 관장하는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법용(法容)주지스님은 마곡사신록축제에 이어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연등축제로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 불가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이며 마곡사 행정을 보는 사판스님으로 업무를 주관하시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 마곡사 주지 임무를 맡은지 1년 6개월여가 됐습니다. 전에는 보령 선림사에서 25년여를 있었습니다. 9세 때에 불가에 들어왔으니 어느덧 공양만도 52년여를 한 셈입니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에서 일한 적도 있고요. 사판스님이나 이판스님이나 어차피 수행의 길을 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얼마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사회에 던지고 간 사랑의 메시지는 파장이 매우 컸습니다. 범종교적 차원에서 스님의 견해는 어떠신가요.

- 김 추기경님의 살아서의 행적과 사후의 장기기증 등 그 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훌륭하신 분입니다. 우리 사회에 이같은 분들이 많이 나타나심이 우리의 삶이, 우리사회가 건강해지는 길이겠지요.

우리 불교계에서도 전 총무원장이셨던 김법장 스님으로부터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등 많은 스님들이 이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성철스님 열반시 한 나라의 스승이 가신 것처럼 온 국민이 애도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 현대인에게 템플 스테이는 종교를 넘어 심신 건강의 행사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마곡사의 경우는 어떤가요.

- 템플 스테이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매우 중요한 휴식공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천년고찰인 우리 마곡사는 고적한 산사로서 그 같은 뜻과 딱히 어울리고 호응도 높아 매주 토요일 직장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방학중이나 그밖의 특별한 날들에도 부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말사 주지 임명 관련해서 소란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하실 말씀은.

- 마곡사 주지는 4년 임기동안 제6교구 관내 80개 사찰의 주지 임명권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측의 반발이 뜻을 달리하는 것으로 표현되면서 불거진 일입니다. 스님이면 다 그 절의 주인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는 죽을 때까지 수행하는 수도승인 것입니다. 아무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리고 전국의 불가 선후배 여러분과 시민께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 전해 올립니다.

△ 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날 연등표어가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세상’인데 경제적 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생들에게 지혜의 법문을 주신다면.

-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한다는 게 화두입니다. 개인 삶이 윤택해질 때 나라가 부강해지고 또 나라가 강해야 개개인 삶의 질도 좋아지겠지요.

다같이 잘 살려면 있는 것을 서로 나누며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십시일반 식의 자비를 통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을 합해 갖은 일에도 실망치 않고 자부심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다 보면 행복은 저절로 우리 곁에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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