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문(국민연금공단 공주부여지사장)
정광문(국민연금공단 공주부여지사장)

부여군에 소재한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돌, 흙, 나무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나무(목간)을 주제로 마련된 기획전을 통해 백제의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소통의 수단으로 종이 대신 목간(나무)을 이용하였는데 그 목간에 적힌 내용을 복원하여 당시 백제인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준비된 전시회였다.

목간에는 당시 백제인들이 구구단을 외우기 위해 기록한 내용, 대출과 이자 내역을 기록한 내용, 글씨를 연습한 흔적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내용들이 많았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는데 인사를 청탁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목간이었다.
 
“이 몸은 빈궁하여 하나도 가진 게 없으며 벼슬도 얻지 못하고 있나이다. 음덕을 입은 후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

당시에도 일자리 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일자리를 청탁하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선비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조선에서도 청백리제도를 통해 청렴결백한 관리를 선발, 표창하여 청렴을 장려하였고,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안정복의 임관정요 등에서 청렴의 실천을 강조하였으니 예나 지금이나 부패를 방지하고 청렴을 실천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드웨어를 아무리 잘 갖추어도 소프트웨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컴퓨터가 작동을 멈추듯이 청렴을 실천하는 사람이 부패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도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산은 목민심서에서는 목민관이 지켜야 할 6가지 원칙으로 율기육조를 제시하여 공정한 업무처리를 위한 행동의 기준으로 삼고자 하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금 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연금공단도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다. 

또한 실천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들 스스로‘청렴한 생활, 10가지 약속’을 정하여 행동의 지표로 삼고 있다. 

10가지 약속에는 대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공정한 업무처리’, ‘알선․청탁 금지’, ‘정보의 유출 및 무단열람 금지’, ‘성희롱․성추행․성차별 금지’, 부정부패 차단을 위한 ‘금품수수 금지’, ‘품위손상 금지’, ‘특혜금지’와 함께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약속으로 ‘상호존중하기’, ‘갑질금지’, ‘부당한 업무지시 금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공단의 노력은 6년 연속 부패방지 시책평가 최고등급, 5년 연속 청렴도 우수등급 선정,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ISO 37001 인증 취득 등의 성과로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이러한 청렴윤리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공공기관 감사인대회에서 ‘공직기강·청렴윤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앞으로도 국민연금공단 공주부여지사 직원들은 다산이 목민심서에서 강조한 “청렴이란 수령의 본무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가 스스로 정한 10가지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지금 공주시는 9월23일부터 펼쳐지는 백제 무령왕 서거 1500주기, 성왕 즉위 1500주년를 기념하기 위한 대백제전 준비로 분주하다.

1500년전 국제문화교류의 주역이었던 고대 백제의 국제적 위상과 찬란했던 문화를 재조명하고 역사를 매개로 주변국과 교류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국제문화교류의 주역이었던 백제의 후예로서 음악, 영화 등 문화한류를 넘어 ‘청렴’이라는 새로운 한류의 영역을 개척하여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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