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는 백제 문주왕 원년(475)에 서울 한산에서 웅진으로 천도한 후 성왕 16년(538) 부여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 5대 64년간 웅진시대의 방어거점이었던 사적 12호 공산성에 대한 ‘공산성 유적경관보존관리 기본계획용역’ 최종보고회를 11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충남역사문화원이 용역을 의뢰 받아, 자문위원으로 정재훈 문화재위원(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 전 문화재관리국장), 손영식 문화재전문위원, 이왕기 문화재전문위원, 윤여헌 공주시 향토유적보호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 용역 과업의 그간 추진상황과 기본구상, 기본계획, 소요사업비, 활용계획에 대한 검토를 했으며 계획안 설명 → 자문위원 의견 →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충남역사문화원 박상훈 연구위원의 보고가 끝난 후 참석자들의 의견을 내놓았다.

정재훈 문화재위원은 “발굴계획이 더 치밀해야 하며 발굴비도 낮게 책정됐다”며 “공주가 중심이 돼 중국 양나라, 일본 아스카 문화를 잇는 국제적 감각을 갖추는 관광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중앙문화재위원은 일본의 요시노가리유적과 규슈지역 청동기 유적발굴지의 예를 들면서 “공산성도 발굴하는 과정 자체를 관광화한다면 ‘발굴+관광’의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정비를 한다면 좀더 효과적인 정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위원은 또, 공산성 주변 전통건축 정비계획을 언급, 임시 지붕을 칠하는 것보다는 장기간에 걸쳐서라도 주변 불량가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도제한 특별법’ 살리는 방안 검토해야
이왕기 (고건축 전문위원, 목원대)교수도 중군영 복원과 관련,“많은 비용을 들여 중군영 복원한 후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중요 건물 몇 개만 복원하고 나머지는 모형이나 전시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건물 복원에 신중할 것을 건의했다. 이 교수는 또, “성 안 중군영 근무자들의 거주지를 지어 민박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어 “주변경관의 주택지붕을 ‘한옥화(韓屋化)’는 주민 불만의 우려가 있다”며 “경주, 익산, 부여 등은 고도제한특별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이 법을 공주에서만 무시하고 있다”며 “공산성 주변을 ‘고도 보특별지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여헌(공주시 향토유적보호위원회) 위원장은 “공산성의 ‘백제유적’과 ‘조선유적’의 양자 구별해서 복원해야 할 것”이라며 “공북루 옆 ‘월파당’은 꼭 복원해야 할 건물”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어 “공산성에는 옛 우물시설이 세곳이나 있었다”고 상기시키면서 ‘양잠씨 보관고(굴)’도 복원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
이태묵 시 문화관광과장은 “중간보고 때 예산이 총 1400억원이었는데 500억원으로 삭감한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금서루 앞 관찰사 비석군의 정리, 금강의 유수와 성 침식 검토’는 하였는지 등을 질문했다. 이 과장은 이어 “산성 내 탐방로(차도)를 옛 길로 복원해야 할 것과 공산성 전시관은 한 곳에서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전시관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삼거리(연문광장)에 녹지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에 대해 “녹지공간은 시야를 가릴 유려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백제상징 조각품’이나 ‘분수대’가 나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최근 근대건축물로 지정된 금강교를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지정, 산성과 연계하는 활용방법을 제안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옥녀봉 철탑 제거 계획없다” 지적

계획보고를 받은 이준원 시장은 “공산성 정비 계획은 ‘공주시 장기 계획 안’에 들어 있어야 시행착오가 없었을 것”이라며 “거꾸로 계획 논의가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시장은 이어 “더 많은 아이디어가 창출돼야 할 것”이라며 “공산성을 역사의 정체성을 찾기 보다는 현대인을 위한 체험장과 시민공원을 위한 계획이 부족하다”며 “‘도시계획과의 연계성’과 ‘문화관광종합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복원계획에 ‘옥녀봉의 철탑 제거’가 계획에 들어있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지난 해 한국전력 공주지점에서는 옥녀봉 철탑 제거를 위해 예산을 중앙본점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져 공주시와 한전의 조속한 의견 교환과 절차가 요구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본 용역은 공산성 유적의 정체성을 확보토록 정비하고 활용하는 계획에 대한 연구 즉, 공산성과 공산성 주변의 지형, 시설물, 수목, 성곽 및 산책로에 대한 정비방안과 활용계획을 수립하여 향후 국비 예산 투입의 근거를 마련하는 중요한 과업이라고 밝혔다.
시에서는 그동안 11,761백만원(국비 8,232, 도비 3,439, 시비 90)을 투입하여 성안마을 사유토지 73,671㎡와 민가 63동을 매입하였고 성곽보수 1.6㎞, 발굴조사, 고건물 복원, 문화재보수·정비 등의 사업을 시행한 바 있으며 올해는 수목정비, 고건물 보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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