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술시장의 화두는 ‘아트테크’다. ‘아트테크’는 미술의 ‘아트’와 재테크의 ‘테크’를 결합한 말로 미술품이 새로운 재테크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미술시장에서 ‘없어서 못파는 그림’, ‘묻지마 투자’ 0순위로 꼽힌 김동유(42)는 토종 공주 사람이다. 

지난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가의 25배인 3억2000만원에 낙찰돼 국내미술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서양화가 김동유.

김동유의 작품은 지난 27일 열린 홍콩크리스티 아시아 컨템포러리경매에서도 추정가(30만∼40만홍콩달러)보다 6배나 높은 2억8500만원에 낙찰,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홍콩 크리스티가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에서 국내 생존하는 작가로는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하면서 ‘크리스티의 스타작가’라는 영예를 얻었다.

단지 해외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됐다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6월30일까지 열렸던 그의 개인전 ‘The Face’ 는 김동유의 작품이 왜 인기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였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그의 회화는 왜 특별한 것일까?

먼저 그의 작품을 보면 커다란 인물 속에 압도당하게 된다. 김동유는 그동안 사실주의 회화로부터 시작해 오랜 세월을 회화에 있어서 ‘인물 이미지’에 관한 문제를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마릴린 먼로나 모택동 등 인물을 주제로 한 그의 근작들은 1999년 첫 발표 이후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크리스티에서 주목받았던 인물을 주제로 한 최근의 근작들 또한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인물들은 얼핏 상반된 인물들이거나 또는 상관관계에 있는 인물을 겹쳐 놓았다.  서로 다른 두 명의 얼굴을 오버랩시켰다. 즉  작은 붓으로 직접 그린 우표 크기의 인물들 그림 수백 수천개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이미지화한 인물 속에 또 다른 커다란 인물의 초상화를 만들어냄으로써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린린 몬로 속의 케네디 대통령, 이승만 속의 김 구, 박정희 속의 김일성, 오드리 헵번 속의 그레고리 펙 등...

제작 방식의 특성상 디지털 픽셀이미지의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인물의 초상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손으로 직접 그려내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통해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표면의 질감과 작가의 붓터치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수많은 점으로 탄생된 유명인들의 초상에서 규칙적이거나 또는 비규칙적 속에 질서있는 비정형적인 카오스의 이론을 담고 있으며 불교사상과 합일된다”고 작품의 메시지를 들려주었다.

유명인들의 얼굴을 소재로 한 것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강렬한 시대적 연상작용과 에너지의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물을 그리는 기법을 처음에는 ‘점’으로 시작해서 ‘작은 나비’로, 또 다시 ‘小 인물’로 픽셀을 바꾸어 가는 김동유씨는 “당분간 ‘인물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작품 한장을 완성하는데 보통 1~2개월 걸린데다 크리스티경매에서 스타가 된 후 수요층이 두터워져 2~3년간의 작업 주문이 밀려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을 올 10월 백제문화제 기간 중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미술계에서는 “김동유는 화법이나 시대적 감흥에서 앤디 워홀의 팝아트와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가고 있는 작가”라고 평하고 있다.

공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원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10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작품은 서울 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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