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숙경 ((사)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주시지회장)

지난 가을, 남편과 둘이서 농사지어 수확한 콩 자루를 쌓아 놓고 보니 팔아치울 길이 막연했다.

도매상에 가져다주고 그냥 쳐주는 대로 받아올까 하고 망설이다가, 작년부터 짬짬이 회원 가입해 두었던 귀농귀촌 까페 몇 군데가 생각이 났다.

회원 수가 오천 명 정도 되는 까페로 네이버에서 한 곳, 다음에서 한 곳을 골라서 농산물 직거래장터에 올려 보았다.

효과는 아주 좋아서 주문이 댓글과 쪽지로 들어오는데, 매일 주문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쥐눈이콩과 서리태 삼백여 킬로를 열흘 만에 판매완료를 했으니 신기한 일이었다. 지금은 건고추 남은 것을 계속 올려놓고 있는 중이다. 서울과 부산 광주 기타 도시지역에서 이렇게 인터넷으로 직거래하는 소비자층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에 처음 블로그를 개설하고, 개인 생활일기처럼 소소한 일상을 사진도 찍어 올리며 가끔씩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여기저기 여행하듯 까페와 블로그 사이를 두루 섭렵 돌아다니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다른 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취미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은 TV에서 드라마를 보는 재미와도 견줄 만하다.

까페 활동에도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 슬쩍 들어가서 싹 훑고 그냥 튕겨 나올 게 아니라 다녀간 흔적을 간단한 인사말로 남기는 게 좋고, 가능하다면 게시글로 성의 있게 글과 사진을 올려주면 아주 매너 좋은 회원이 된다.

그러다 보면 단골 회원들이 눈에 띠고 낯익은 블로거들이 점점 늘어난다. 모두가 나의 온라인 고객도 되고 내가 까페를 개설할 경우엔 든든한 기반이 되어줄 수 있는 인적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는 때때로 그놈의 체면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건만, 인터넷상의 인간관계는 그 익명성에 오히려 편안할 수도 있다.

그런 저런 이유로 요즘의 나는 낮엔 출근하고 밤엔 블로그질 하는, 즉 주경야블의 재미에 푸욱 빠져 있다. 밤낮없이 일을 만들어 하는 내겐 삶이 지루하다고 느낄 틈이 없다.

바쁠 거리를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해야 하는 기질 탓에, 오프라인에서 별 재미가 없을 때면 나는 온라인 속으로 등업하여 내 글 쓰고 남의 글 읽는 재미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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