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애(유구도서관 벼리자모독서회장)

서울에서 전화 올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던 많은 날들. 그렇게 걱정하던 일이 현실이 되어 찾아왔다.

지난 추석 전날, “엄마 돌아 가셨어” 동생의 전화를 받고 아픔과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 왔다.

엄마가 회복되실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고통 서러우셨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서울 가는 길이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서울에 도착하자 엄마는 이미 영안실로 안치된 후였다. 밝게 웃고 계시는 엄마의 영전 사진 앞에서 한 없이 한 없이 울었다.

웃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편안한 마음, 여유로운 마음을 안겨 주었던 엄마의 자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만을 주신이가 엄마였는데, 세상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신이가 엄마였는데,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은 엄마였는데, 이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불러 보아도 아무 대답이 없으신 엄마!

전화 할 때마다 “잘 하고 있어” 하시던 어눌한 엄마의 음성 아직도 귓전에 맴돌고 있다. 따뜻한 대화, 따뜻한 마음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어떻게 위로 받을 수 있을까? 힘들었던 삶만큼, 아픔은 더 깊어지고 엄마가 가신 뒤에야 죄스러움을 느낀다.

해가 바뀌는 길목에서 차 한 잔 마주하고 앉으니 엄마 생각에 눈물만이 앞을 가로 막는다. 가슴을 도려 내는듯한 아픔은 살아가는 나의 몫이겠지.

어느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생명의 질서, 이 풍진 세상 살아가는 일도 힘들지만 죽는 일도 쉽지 않음을 보았다. 오랫동안 병상에서 산소 호흡기로 생명 연장하는 고통, 지켜보아야 하는 가족들의 아픔, 그래도 엄마의 두 눈 감은 마지막 모습에서 편안함을 읽었다.

한 줌의 재로 변한 엄마의 모습 앞에서 이젠 정말 마지막이구나! 이젠 정말 끝이구나! 그렇게 높고 넓었던 엄마의 사랑 가슴깊이 절절히 느꼈다.

“엄마! 오랫동안 같이 하시지 못했던 아버지와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외롭지 않게 지내세요. 엄마! 병이 없는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세요.”

엄마! 불러도 대답은 없지만 제 마음 속에서 영원히 불리어질 것입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며 조금씩 더 엄마를 닮아가는 제 모습을 보게 되겠지요.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를 닮아가며 나이 들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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