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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성어
이전의 실패를 거울로 삼는다.
은(殷)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은 포악한 폭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왕이 처음부터 본성이 악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본래 지혜도 있고 용기가 뛰어난 현명한 군주였으나 북방 오랑캐인 유소씨(有蘇氏)를 정벌한 후 공물로 받은 달기를 가까이 하면서부터 음락을 좋아하고 주지육림(酒池肉林)속에 빠져 살았으며, 점점 포악한 인물로 변모해 갔다. 그러다 보니 백성들의 피를 짜내게 되었고, 올바르게 간언하는 충신들을 처형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왕의 보좌를 맡고 있던 삼공(三公) 중 구후(九候)와 악후(顎候)는 처형되었다.
서백(西伯)은 “은왕조의 시조인 탕왕(湯王)에게 주벌당한 하왕조의 걸왕(桀王)을 거울삼아 멸망에 이르는 전처 밟지 말라”고 간언하였다가 유폐되었다. 이 일을 <시경(詩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문왕께서 말씀하셨네. 아아 그대들은 상나라여
옛말에 이르기를 넘어지고 뽑히어 뿌리 드러나매
가지와 잎새엔 해 없다 해도 뿌리가 실은 먼저 끊긴 거라 하였네.
은나라의 거울 먼 곳에 있는 것 아니었으니
바로 하여라 임금 때를 거울로 삼아야 했을 거네.
나무가 넘어질 때 가지와 잎은 비록 그대로 있다 해도 뿌리는 벌써 끊어지고 없다는 것은 나라의 형태는 아직 있어도 나라의 뿌리인 조정의 기강은 이미 무너졌음을 말한다.
이 시는 주(周)나라 10대 왕인 여왕의 포악함을 한탄한 소목공(召穆公)이 여왕에게 간할 목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문왕이 주왕에게 한 말로 꾸며서 지은 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