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때,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라는 사람이 있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면, 종자기(種子期)라는 친구가 그 소리를 듣기 좋아했다.

종자기는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의 심리 상태가 슬프든 기쁘든 간에 항상 소리를 통해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종자기는 백아가 거문고의 현을 튕겨 내는 소리에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담아내는 재주를 매우 아꼈다.

하루는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에 높은 산을 오르는 생각을 하자, 종자기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해! 높이가 태산처럼 높군!”

또 흐르는 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자 이렇게 말했다.“훌륭해! 넘실거리는 것이 강물과 같군!”
하루는 백아가 태산(泰山) 북쪽으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바위 아래에서 비를 피하게 되었다.

그는 문득 마음이 슬퍼져서 거문고를 당겨 이것을 노래했다.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곡조로 했고, 다음에는 산이 무너지는 소리를 만들었다.
곡조를 연주할 때마다 종자기는 백아의 마음을 다 알았다.

백아가 거문고를 놓고 탄식하며 말했다.
“훌륭해! 훌륭해! 자네가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 뜻과 생각과 표현하는 것이 나의 마음과 같아! 내가 어찌 소리를 피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