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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보는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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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양단(首鼠兩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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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등록일
2008-05-10 16:46:12
조회수
2143

 

어떤 일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못함

전한(前漢) 제4대 경제(景帝)부터 제5대 무제(武帝)에 걸쳐 위기 후(魏其侯) 두 영과 무안 후(武安侯) 전분은 계속 세력다툼을 하고 있었다. 위기 후는 제3대 문제(文帝)의 오촌(五寸)이고, 무안 후는 경제의 황후 동생으로 한실(漢室)로서는 관계가 깊은 사이였다.

그런데 두 영의 배경이던 두태 후(竇太后)가 죽고 전분의 배경인 왕태 후(王太后)가 오르자 위기 후는 자연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무안후가 새 장가를 들고 축하연을 베풀었다. 그 자리에서 무안 후는 위기 후 쪽의 사람들에 대해 차별대우를 하였다. 그것을 보다 못해 위기 후의 친구인 용장 관부(灌夫)가 술김에 행패를 부리게 되었다.

무안 후는 관부를 옥에 가두고 불경죄(不敬罪)를 씌워 사형에 처하고 가족까지 몰살시키려 했다. 그러자 위기 후가 관부를 두둔하고 무제(武帝)에게 상소를 올림으로써 이 문제는 조신(朝臣)들의 공론에 붙이게 되었다. 이때 어사대부(御史大夫) 한 안국(韓安國)이 중립적 인 태도로 말했다.

“양쪽 말에 다 일리가 있어 판단하기 곤란합니다. 따라서 폐하의 재단(裁斷)을 바랄 분입니다.”
또 동석하고 있던 내리(內吏)인 정(鄭)은 처음에 위기 후의 편을 들었으나, 형세가 불리한 것을 보고 뚜렷한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제는 내리를 나무라며 토론을 중단하고 말았다.
무안 후는 조정에서 퇴청하자 어사대부를 불러 야단을 쳤다.
“왜 너는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갈까 말까하며 망설이는 쥐처럼 뚜렷이 흑백을 가리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느냐?”

어사대부는 잠시 생각하고 있다가 말했다.

명안이 있습니다. 우선 재상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위기 후를 나쁘게 말하고, 고집을 세워 페하께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삼가 책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부질없는 제가 재상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과분한 일입니다. 불명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처분만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제(帝)는 틀림없이 당신의 겸양을 덕으로 보고 결코 파면시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위기 후는 내심 부끄러움을 못 이겨 자살을 하겠지요. 두 분이 서로 욕하고 험담하는 것은 어른답지 못한 짓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무안 후는 어사대부의 말을 따름으로써 제의 신임을 얻었다.
이렇게 하여 결국 위기 후와 관부는 일족까지 모조리 처형을 당하였다.

작성일:2008-05-10 16:46:12 58.78.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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